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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브라질 영화 <중앙역, 1998> 가족의 소중함과 내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인생명작

by u-bin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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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영화-중앙역
브라질 영화-중앙역

한국에서 1999년에 개봉되었던 브라질 영화 <중앙역>의 줄거리 요약, 정보 및 배경, 결말 후기에 대한 리뷰입니다.

 

영화 <중앙역> 줄거리 요약

브라질 리우의 중앙역. 전직 교사였던 도라는 중앙역에서 글을 모르는 사람을 대신하여 편지 대필을 하고 있다. 괴팍하고 자기만 아는 노처녀 도라는 대필해준 편지를 부쳐주겠다고 하고 우표값을 받고는 집에 와서 모두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곳에 조슈에를 데리고 엄마 아나가 남편에게 쓸 편지를 대필하러 온다. 편지를 부탁하고 돌아가던 길에 아나가 건널목에서 버스에 치여 즉사하게 되고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조슈에는 도라를 아버지와 자기를 잇는 유일한 끈이라 생각하고 그녀 주위를 맴돈다. 도라는 역전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조슈에를 데려와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재운 뒤 다음날 역전 관리원과 짜고 입양센터를 가장한 인신매매단에게 조슈아를 팔아넘긴다. 그 돈으로 도라는 리모컨이 달린 TV를 장만하고 좋아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도라의 친구는 '세상에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는 거야!'라고 충고한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도라는 밤새워 뒤척인다. 날이 밝자마자 도라는 인신매매단이 있는 집으로 가서 조슈에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온다. 밀매단의 추적을 피해 도라는 조슈에와 같이 그의 아버지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무일푼으로 여행길에 오른 두 사람. 배신감에 도라를 미워했던 조슈에도 점점 마음을 열어가며 두 사람은 조금씩 가족 같은 친구가 되어간다. 화장기가 전혀 없는 푸석푸석한 얼굴에 제대로 손질 한번 안 한 듯한 머리. 외롭게 늙어가고 있는 노처녀 도라는 언제 입술에 립스틱 한번 칠해 본 적이 있기는 할까? 이런 도라가 아홉 살 조슈에의 보호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장거리 버스를 탄다. 외로움에 찌들 대로 찌든 도라는 여행길에 만난 트럭기사의 단순한 친절을 자기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한다. 도라는 있는 용기를 다 짜내서 남자의 손을 잡는다.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가서 얼굴에 물을 찍어 바르고 입술에 립스틱도 바른다. 나와보니 무슨 영문인지 남자가 떠나 버리고 남은 도라는 창문에 기대어 서럽게 운다. 우는 도라를 보면서 우리는 그녀 슬픔의 색깔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여행은 아마 그녀에게 그동안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찾는 여행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정보 및 배경

브라질의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인 월터 살레스의 1998년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았던 남미권 영화로써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극장 개봉작이었다. 그는 1990년대 브라질 영화의 약진을 이끈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인 스토리는 도라와 조슈에가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이지만 당시의 낙후된 브라질의 암담한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이었던 브라질은 문맹률이 높은 편이었다. 극심한 문맹률과 가난, 사회안전망 부재 속에서 척박한 브라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극 중 역 안에서 소매치기범을 잡아 현장에서 바로 총살해 버리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이 영화는 199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 1998년 산 세바스찬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상, 1999년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주연 여배우 페르난다 몬테네그로는 이 영화로 1998년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브라질의 국민배우 급으로 불리는 그녀는 이 영화에 출연할 때 우리 나이로 70세였다. 그녀는 90세가 넘는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타임지는 중앙역을 '1998년 세계 10대 영화'에 선정했다.

 

나의 인생 명작 <중앙역> 결말 후기

영화의 중간중간 도라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도라의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항상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했으며 결국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함께 집을 떠났고 그 후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말을 꺼낸다. 16살에 가출 후 몇 년 만에 아버지를 다시 만났지만 자신의 얼굴조차 기억도 못 할뿐더러 자신을 과거의 여자 중 한 명 정도로 착각했다는 얘기를 해준다. 그 일로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가 컸던 그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냉소적인 성격이 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어릴 때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상황인 조슈에 한테서 자신을 투영했을지도 모른다. 영화 내내 도라가 조슈에에게 그토록 감정 이입을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는 조슈에에게 '너도 결국 날 잊을 거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조슈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도라는 '그리운 것이 너무 많다'라고 말하며 살아온 인생을 회상하며 후회하듯 자기도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조슈에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아닌 도라 자신의 잃어버린 인생을 되찾아 가며 인간의 공통적인 고민과 아픔, 욕망을 그려낸 영화이기도 하다. 도라의 인간성 회복에 감동받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뻔한 결말 같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는 건 그것이 허구라 해도 인간의 진심 어린 선의를 확인할 때 같은 인간이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힘들게 찾아간 지구의 끝에서 조슈에는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지만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복형제들과 함께 살게 된다. 조슈에는 언젠가 꼭 아버지가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도라는 조슈에에게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주고, 도라는 조슈에가 선물했던 새 옷을 입고 이른 새벽 다시 먼길을 떠난다. 아버지를 원망만 했던 지난 시절의 나를 극복하고 이제 타인에게 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된 도라는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슴이 먹먹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어른이었던 도라가 어린 조슈에의 보호자가 되어 아이의 아버지를 찾으러 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처 입고 냉소적으로 살아가던 한 인간이 가족을 찾아가면서 비로소 자신도 치유해 가는 아름다운 여정으로 보이기도 했다. 생소했던 남미 영화였지만 나에겐 추억의 인생 명작으로 남아있는 영화 <중앙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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